기다림도 일종 사랑이다

작성자: 은혜님    작성일시: 작성일2018-02-06 11:46:34    조회: 238회    댓글: 0

(흑룡강신문=하얼빈) 개학 첫날이다. 나의 사무실에는 상고머리 남자애가 다급히 들어섰다. 그의 눈길엔 야생마처럼 잘 길들여지지 않은 순진함과 고집이 비껴있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제 이름은 수철입니다. 저는 일어를 선택했습니다.” 라고 하며 뒤따라 들어선 아버지를 앞질러 말하는 것이였다. 얼핏 봐도 자기 주장이 센 아이임이 틀림없었다. 그애와 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을 떼였다.

  첫인상과 같이 그 애는 확실히 한 필의 들말이였다. 뽈을 차다가 옷을 마구 벗어놓고 찾지 못하면 그대로 반바지만 입고 교실에 들어서는가 하면 오늘은 교과서를 잃어버려 숙제를 못했다 하고 래일은 련습장을 잃어버려 숙제를 못했다 하는 애꾼이였다. 개학하여 얼마 안지나 동학들과 주먹싸움하여 사무실에 불리워왔다. 제쪽에서 되려 씩씩거렸다. 나는 아무말도 안하고 그 애가 진정하기를 기다렸다. 숨을 돌릴 시간을 주고 차분히 도리를 따져가며 타일러주었다. 그 애는 인차 자기 잘못을 승인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하였다. 성격 하나는 시원하였다. 하지만 한주일이 지나지 않아 싸움은 또 이어졌다. 알고보니 어려서부터 엄마없는 굴레벗은 생활을 해온 애였다. 이렇게 몇차례나 되는 싸움질에다 PC방에 도망가서 밤새우는 일을 겪었다.

 

  한 학기가 지나갔다.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그래도 태도는 아주 좋았다. 고쳐보겠다는 결심도 보여주었고 하루하루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 학생의 장점이라고 생각한 나는 방법을 달리 하기로 작심했다.

 

  옷을 깨끗이 입고 온 날이면 “수철학생 오늘 옷이 정말 깔끔하네요.” 라고 칭찬해주었고 숙제를 잘해온 날에는 명심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해주었다. 손톱만큼한 진보가 보여도 놓칠세라 칭찬을 따라세웠으며 될수록이면 너그럽게 봐주었다. 점차 나의 사랑을 얼마간 읽은 느낌이 들었다. 그 표현으로 학급에서 로동할 때면 앞장서 힘든 일을 도맡아 했고 나를 보면 언제나 밝은 모습이였다. 이번 학기 학교에서 활동이 있었는데 활동을 조직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장려로 쵸콜레트를 사주었다. 생각밖으로 수철이가 그걸 먹지 않고 나의 사무실로 찾아와 나에게 조용히 내밀 줄이야!

 

  “선생님 저 때문에 수고 많았습니다. 못난 저를 미워 안하시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이 한마디 말에 나의 가슴은 금시 뜨거워났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평소에 마음대로 사먹지 못하는 애가 쵸콜레트의 유혹을 물리치고 나에게 준다는 그 마음이 돋보여서이다. “선생님은 수철 이가 좋아요.” 때를 놓칠세라 나는 뜨겁게 안아주면서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기꺼이 그의 선물을 받았다. 대신 일기책을 선물하며 격려의 말을 써주었다.

 

  담임사업을 하면서 애들과 호랑이처럼 무섭게 꾸짖기도 하고 또 사고친 애들과 사자마냥 훈계를 들이댔던 적도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돌이켜보면 왜 애들과 똑같이 놀았던가 싶다.

 

  미운 애는 없다. 가정의 사랑을 모르고 사는 애들이 혹 미운 행동을 했을 뿐이다. 우리가 넓은 마음으로 애들의 작은 불찰을 너그러이 받아준다면 우리 애들에게 과오를 뉘우칠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과오를 뉘우치는 그 시각까지 기다려주면 더욱 건강하게 자라지 않을까? 그래서 다시 한번 머리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다. “기다리자, 화가 나도 기다리고, 힘이 들어도 가다리고, 미워도 기다리고, 내 자식이라는 생각 하나로 차분히 기다려 주자.” 그런 기다림이 성장하는 애들한테 베풀 수 있는 우리들의 또 다른 큰 사랑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김련순(녕안조중)

출처: https://hljxinwen.dbw.cn/system/2018/01/30/001252504.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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