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으로 비밀을 고수한 소년영웅 - 전기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16-05-18 10:29:42    조회: 313회    댓글: 0

전기옥은 1916년 9월 6일 훈춘시 대황구 청수동의 한 농민가정에서 태여났다. 첫패로 소년선봉대에 참가한 전기옥은 여러 차례나 통신임무를 훌륭히 완수하여 조직의 신임을 얻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공산주의 청년단에 가입하였다.

1932년 여름, 중공 훈춘현위에서는 왕청현 마촌에 있는 동만특위에 긴급통지를 보내게 되였다. 현위에서는 소년선봉대 책임자이며 통신공작에서 단련된 전기옥에게 긴급통지전달을 맡기기로 결정하였다. 훈춘현위 서광서기는 이번 임무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면서 길에서 부딪칠수 있는 여러가지 경우까지 까근하게 알여주었다.
기옥이는 통신쪽지를 느릅나무회초리에 넣어가지고 청수동을 떠났다. 기옥이는 길을 가다가도 의심스러운 사람이 보이면 느릅나무회초리로 길가의 풀들을 치거나 회초리를 하늘공중에 뿌려던졌다가 다시 잡기도 했다. 발길을 재우쳐 밀강에 이른 기옥이는 걸음을 멈추었다. 마을을 지나자면 꼭 길옆에 설치된 경찰서를 지나야 했기때문이였다. 기옥이는 회초리를 꽁무니에 차고 길가의 높은 나무에 올라가 동정을 살폈다. 총을 멘 경찰들이 마을어구에서 오가는 행인들을 깐깐히 검사하고있었다.
어떻게 하면 무사히 통과하겠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기옥이는 문뜩 부근에서 풀을 뜯고있는 돼지떼를 발견하였다.
(그렇지, 돼지몰이아이로 변장하면 되겠군.)
기옥이는 나무에서 내려 느릅나무회초리에 끈을 매여 “채찍”을 만들고는 돼지를 몰고 마을길 복판으로 태연하게 지나갔다. 경찰놈은 돼지몰이아이라 여기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보초선을 무사히 통과한 기옥이는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그런데 이때 뜻밖의 일이 생겼다.
“이놈아, 거기 서라! 왜 남의 돼지를 몰고 가냐?”
웬 로파가 기옥의 뒤를 쫓아오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러자 로파의 소리를 들은 경찰놈이 달려와 기옥이의 뒤덜미를 움켜잡았다. 기옥이는 일부러 땅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우는체하였다.
“이 도적놈아, 어서 경찰서로 걸엇!”
기옥이는 경찰서의 음침한 방안에 갇혔다. 이윽고 경찰 두놈이 방안으로 들어와 이것저것 물으며 손찌검질했으나 헛물만 켜고 나갔다. 이때 옆방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왜놈서장이 경찰들의 보고를 듣자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 바보 같은 녀석들아, 그래 그놈새끼가 그저 돼지도적놈으로만 보여? 꼭 무슨 단서라도 얻어내!”
경찰놈들은 다시 기옥이를 구타하면서 심문을 들이댔다. 서장놈도 잇달아 들어오더니 기옥이에게서 빼앗은 느릅나무회초리로 기옥이의 얼굴과 몸을 마구 후려갈겼다. 기옥이의 얼굴과 몸은 얼기설기 피자욱으로 얼룩졌다. 한창 매질하던 서장놈은 맥이 진했던지 회초리를 땅에 팽개치고 졸개들을 데리고 나갔다.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갈수 있을가? 그 어떤 정황이 있더라도 절대 쪽지를 놈들한테 빼앗겨서는 안된다.)
기옥이의 눈길은 서장놈이 던지고 간 느릅나무회초리에 미쳤다. 놈들이 저 회초리속의 비밀쪽지를 발견하는 날에는 큰일이다. 기옥이는 뼈가 쏘는듯한 아픔을 참으며 기여가 느릅나무회초리속의 비밀쪽지를 꺼내 입에 넣고 씹었다.
이때 요란한 구두발소리가 들리더니 서장놈이 졸개들을 데리고 기옥이의 방으로 달려들어왔다. 서장놈은 짜개진 회초리와 기옥이의 입을 번갈아보더니 돼지멱따는 소리를 질렀다.
“뭣들 하는거야? 어서 저놈의 입안의걸 꺼내지 못할가!”
경찰 한놈이 한손으로 기옥이의 목을 끌어안고 다른 한손으로 기옥이의 입안에 넣은 쪽지를 꺼내려 하였다. 기옥이는 경찰놈의 손목을 틀어쥐고 힘껏 손가락을 깨물었다. 놈은 손가락을 싸쥐고 죽는 소리를 쳤다. 그틈에 기옥이는 짓찢겨진 종이쪽지를 꿀꺽 삼켰다.
잔인무도한 놈들은 기옥이를 쓰러눕히고 깔고앉아 나무꼬챙이로 기옥이의 입안을 마구 쑤시며 비밀쪽지를 꺼내려고 갖은 애를 썼으나 헛수고였다. 기옥이의 입에서는 붉은 피가 콸콸 쏟아져나왔다.
악에 받친 놈들은 악독한 고문으로 기옥이의 입을 열려고 망상했다. 놈들은 벌겋게 달군 삽으로 기옥이의 어깻죽지와 잔등을 사정없이 지지며 유격대와 지하조직을 대라고 윽박질렀다. 찌르륵찌르륵 살이 타는 소리가 아츠럽게 들렸다. 기옥이는 끝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놈들은 정신잃은 기옥이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기옥이가 정신을 차리면 놈들은 또 혹독한 고문을 들이댔다. 이렇게 몇번이고 되풀이했지만 기옥이의 입에서는 “모른다!’는 대답뿐이였다.
이튿날, 서장놈은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몇끼나 굶은 기옥이를 자기 방에 청했다.
“얘, 배고프겠는데 어서 먹어라. 솔직히 대답하면 좋은 옷도 해주고 학교에도 보내줄테다.”
기옥이는 서장놈이 하는 꼴이 가소로왔다. 그는 지친 몸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와락 상을 뒤집어놓았다. 악에 받친 서장놈은 고래고래 소리쳤다.
“총살이야, 총살!”
기옥이는 두 경찰에게 끌려 산중턱에 이르렀다. 두 경찰은 총을 기옥이한테 겨누었다. 기옥이는 안깐힘을 쓰며 말했다.
“잠간, 할말이 있다!”
“할말? 그럼 어서 말해봐.”
“나를 죽이려면 총을 쏘지 말고 총창으로 찔러달라. 총을 쏘면 탄알이 없어진다. 지금 우리 항일유격대에서는 탄알이 부족해 왜놈들을 더 많이 죽이지 못하고있다. 그러니 총창으로 나를 죽이고 그 탄알을 절약하여 우리 항일유격대에 보내달라. 왜놈들은 우리의 철천지원쑤이다. 너희들도 중국사람이란걸 절대 잊지 말라. 자, 어서 죽여라!”
“또박또박 말하는 기옥이의 마디마디는 그대로 비수로 되여 두 경찰의 심장을 찔렀다. 기옥이의 태연자약한 태도와 불타는 애국심에 몹시 감동된 두 경찰은 총을 내리우고 와락 기옥이를 끌어안았다.
“얘야, 우리가 너를 죽인다면 사람이 아니다. 우리도 원래는 항일구국군이였어. 후에 상층에서 귀순하는 바람에 부득불 경찰이 되였어.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애국심만은 살아있단다. 얘야, 항일유격대가 있는 곳을 알려주렴. 우리도 너와 같이 가련다.”
“좋습니다. 당신들은 유격대로 가십시오. 그러나 전 아직 조직에서 맡겨준 임무를 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전 통신임무를 마저 완수해야 합니다.”
두 경찰은 기옥이가 써준 쪽지를 가지고 대황구유격구에 찾아가서 리국진중대장을 만났다. 두 경찰은 유격구에 찾아오게 된 사연을 낱낱이 이야기하고나서 혁명에 대한 기옥이의 충성심과 용감성에 대해 거듭 감탄하였다.
전기옥은 그후 동북인민혁명군 제2군 독립사에 입대하여 영예로운 항일전사로 되였다. 1935년 7월 20일, 전기옥은 로일령일대에서 왜놈들과 싸우다가 영용하게 희생되였다.
조국과 민족의 해방사업을 위해 20세의 열혈청춘을 바친 전기옥의 영웅업적은 천추에 길이길이 빛날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