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아동단장 - 리청운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16-05-18 10:28:03    조회: 258회    댓글: 0

리청운은 1922년에 안도현 소사하의 한 빈고농가정에서 태여났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갈마드는 가난에 쪼들리다 못해 병석에 드러누운 아버지, 어머니는 나어린 청운이를 이 세상에 홀로 남겨놓고 저세상으로 떠나갔다. 다행히 소사하는 그때 항일투쟁의 불길이 드세차게 타오르는 고장이여서 청운이는 어릴 때부터 혁명의 품에 안겨 걸음마를 탈수 있었다. 열살나던 해 청운이는 아동단에 가입하였다.

1934년 겨울, 소사하일대의 혁명적 군중들은 선후로 새로 세워진 처창즈근거지로 이동하였다. 청운이는 처창즈근거지에서 항일아동단 단장사업을 하였다.
1935년 늦가을, 수백명에 달하는 일본침략군과 주구놈들이 비행기의 엄호밑에 세갈래로 나뉘여 처창즈항일유격근거지에 덮쳐들었다. 가렬한 전투는 련 며칠동안 계속되였다. 청운이는 아동단원들을 거느리고 유격대아저씨들에게 탄약과 물을 날라다주었으며 통신련락도 하군 하였다. 그러나 적아 쌍방의 현저한 대비로 하여 우리 부대는 주동적으로 근거지에서 물러나왔고 근거지의 혁명적군중들도 각지로 피신하였다.
10월의 어느날, 청운이는 처창즈항일유격근거지를 떠나 동북인민혁명군 제2군 군부에 긴급통신련락을 떠났다. 처창즈에서 30여리 걷고보니 해도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있었다. 때마침 저 앞쪽 산언덕아래 듬성듬성 자란 수풀속에 농막 한채가 보이였다. 청운이는 아픈 다리도 쉬울 겸 농막안에 들어섰다. 
농막안에는 가마와 살림그릇이 갖추어져있어 한결 아늑해보였는데 주인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청운이는 구들가에 걸쳐앉아 주인을 기다렸다. 이때 농막 서쪽에서 총을 멘 위만군 두놈이 불쑥 나타났다. 그놈들은 농막을 보고 어슬렁어슬렁 다가왔다. 의외의 사태앞에서 청운이는 눈앞이 아찔해나면서 속이 철렁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몸에는 군부에 보내는 서류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청운이는 인차 떨리는 가슴을 다잡고 낯에 웃음을 지어보이며 일어섰다.
“아, 위만군형님들이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청운이의 입에서 한어가 류창하게 술술 쏟아져나왔다.
“아니, 요게 공산당새끼가 아니야?”
두 위만군놈은 너무나 태연하게 자기들을 맞아주는 청운이의 거동에 그만 의심이 들었다.
“옳아요. 난 금방 처창즈에서 나오는 항일아동단원이예요.”
“뭐? 처창즈에서?”
두놈은 눈깔을 희번덕거리며 총장을 꼬나들었다.
“네. 그곳은 밤낮 싸움인데다가 배고픈 고생에 어디 견딜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귀순하려고 이렇게 가만히 빠져나오는 길이예요.”
“뭐? 귀순이라고? 죄꼬만 자식이 감히 이 어른을 속이려 했다간 아예 죽여버릴테다.”
한놈이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위협했다.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귀순하면 먹을것도 주고 일자리도 찾아준다던데요?”
청운이는 능청을 부리며 몸에 지녔던 서류가방을 내놓았다. 두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약삭빠른 청운이는 얼른 말을 이었다.
“보세요. 귀순이 아니면 어찌 이렇게 숱한 물건을 갖고 나올수 있겠어요?”
두놈이 가방을 뒤지니 과연 문건들이 적지 않게 들어있었다.
“좋아, 좋아. 이제 좀 있다가 우리와 함께 퇀부에 가자꾸나.”
어리석은 놈들은 눈 뜨고 속히우면서도 흥이 나 야단이였다. 하긴 어린아이일망정 얼마의 상금이라도 탈수 있으니 그럴만도 하였다. 청운이는 아예 놈들을 더 삶았다.
“귀순하면 정말 잘 대해주나요?”
“시름놓아. 먹을거랑 입을거랑 많이많이 준다.”
“공부는 안 시켜주나요?”
“시키고말고. 신경(장춘)에도 갈수 있고 일본에도 갈수 있지.”
“야, 좋아라!”
청운이는 손벽까지 치면서 한수 더 떴다.
“위만군형님들, 늦어진바 하고는 아예 호박이랑 따서 삶아먹고 가자요.’
청운이는 밖에 나가서 호박 몇 개를 따들여와 가마에 앉히였다. 이윽고 호박이 다 삶기자 놈들은 게걸스레 먹어대기 시작했다.
동산마루에 달이 머리를 내밀었다. 배불리 처먹은 놈들은 길을 재촉하였다. 청운이는 조직에서 내준 비상용 아편 한덩이를 꺼냈다.
“참, 형님네두 달밝은 밤인데 뭐 그리 급해하나요? 이걸 피우고 떠나도 늦지 않겠는데.”
“어, 그게 약담배가 아니냐? 너 어디서 구했지? 어서 구워다구.”
놈들은 너무 좋아서 입이 함박만해졌다. 두놈은 괴춤에서 대통을 꺼내서 구수하게 구운 약담배를 게걸스레 피워대더니 이윽고 끄덕끄덕 졸기 시작했다. 일이 뜻대로 되여갔다. 두놈이 깊은 잠에 곯아떨어지자 청운이는 얼른 총을 벗겨낸 다음 포승줄로 두놈의 팔을 꽁꽁 묶어 뒤짐을 지운후 디기차게 호령했다. 
“일어낫!”
청운이는 두놈이 그때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낑낑거리자 아예 발로 마구 걷어차면서 소리질렀다.
“이놈들, 어서 빨리 걸엇!”
두놈은 두눈이 퀭하여 청운이를 쳐다보기도 하고 결박당한 몸을 내려다보기도 하더니 부들부들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동생, 이건 웬 일이야?”
“무슨놈의 동생이야? 아까 형님이라 했더니 정말인줄 알았어? 똑똑히 말해주마. 난 왜놈과 그 주구들을 족치는 항일아동단원이야!”
“엉?”
두놈은 사맥이 풀려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청운이는 놈들의 입에 헝겊뭉치를 틀어막은후 놈들을 압송하여 오도양차쪽으로 걸음을 재우쳤다.
이틀후 동북인민혁명군 군부에서 꾸리는 등사본신문에는 희한한 소식이 실렸다.
“아동단 단장 리청운 위만군 두놈을 생포하고 신식 오련발총 두자루와 탄알 400발을 로획하고 군부에 승리적으로 도착!”
리청운은 대번에 이름이 났다. 신문을 본 항일군민들은 저마다 청운이를 용감한 항일아동단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듬해 8월 리청운은 처창즈부근에서 벌어졌던 한차례 가렬한 전투에서 14살의 나어린 생명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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