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그날을 기원하며

작성자: 은혜님    작성일시: 작성일2017-03-08 11:49:46    조회: 525회    댓글: 0
○ 최혜숙 (서란)

지난 겨울은 말그대로 정말 길고도 추웠습니다. 4월에 접어들었는데도 꽃샘추위가 물러갈념을 하지 않네요.

오늘도 희붐히 밝아오는 새벽빛속에서 알람소리에 가까스로 눈을 뜬 나는 연신 하품을 하며 버릇처럼 베란다로 가 밖을 내다봅니다. 언제나와 같이 새벽빛속에서 달팽이처럼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잔뜩 몸을 옹송그리고 학교 가던 중학생들의 모습을 이번 학기가 시작된 후 벌써 한달간이나 볼수 없습니다.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이 얼마나 피곤할가》고 생각하며 늘 안스럽게 여겨왔고 또 한면 《내 아이도 중학교에 가면 저렇게 힘들겠지?》 하며 은근히 걱정해오던 나였습니다. 그래서 중학생아들을 둔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학습부담을 경감하는 좋은 정책이 우리 작은 현성에도 시달되였는가봅니다. 예전처럼 꼭두새벽에 몰려드는 졸음을 쥐여뜯으며 일어나 아이만을 위한 새벽밥을 짓지 않아도 되였다며 내 친구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지나간 겨울방학부터 학습부담경감의 봄바람은 이미 불어오기 시작했는가봅니다. 수학올림픽학원이 방학간에 휴학을 했으니 말입니다. 덕분에 우리 집 아이는 보고싶던 만화책과 과외책들을 실컷 보고 텔레비죤동화도 신나게 보고 또 친구들과 눈싸움도 즐기고 컴퓨터게임도 하며 취미생활을 제대로 향수했답니다. 방학간도 오전 오후로 학원에 다니랴, 엄격한 아빠가 사다준 과외시험지를 완수하랴, 어쩌다 컴퓨터게임을 하려 하면 《너 학원숙제는 다 한거니?》 하고 자꾸 닥달하는 부모의 잔소리에 늘 찌들어있던 아이의 얼굴이 정말 오랜만에 해맑게 활짝 개였습니다.

저의 아들애는 학습성적이 학급에서 중상등을 차지하고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타입이고 담임선생님도 늘 칭찬하고있지만 부모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좀더 잘하길 바라고 또 아이가 출발점에서부터 남들에게 뒤질가봐 학원을 둘씩이나 다니게 합니다. 영어는 낫 놓고 기윽자도 모르는 저는 아이가 영어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학교에서의 공부에 얼마만한 작용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서 더듬더듬 영어도 배워보고 또 초중의 영어선생님들께 자문도 해보았더니 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물론 아무런 작용도 없는건 아니지만 큰 도움은 없다고 합니다. 학원에서 설배운 지식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때면 다 아는 지식인듯해서 흘려듣게 되고 사실 구체적인 련습문제에서 정확률이 매우 차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끈을 못 잡고 오래동안 고민하고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하게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였습니다. 다른것은 별로 인상이 안 남는데 그중 부모의 허영심때문에 자신의 취향 아닌 학원을 다니고 그러다가 지나친 압력끝에 자살하고마는 한 중학생의 모습이 내 기억속에 생생히 스크랩되였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분노끝에 학원차의 선전프랑카드를 몰래 걷어내고 그 죄로 경찰서에 련행되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였습니다.

제가 학교다닐 때는 학원이라곤 그림자도 없었지만 그래도 청화대학, 북경대학에 진학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기만 했습니다. 방학간은 정말 방학답게, 온 몸의 탕개를 느슨히 풀고 각자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지내온,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생활절주가 엄청 빨라져 언제나 달리며 살아야 생존할수 있는 오늘, 무슨 꽃타령, 달타령이냐고 질책할 분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니다싶습니다.

꼭 학원만이 아닌, 성장발육기에 처해있는 애들의 신체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준 그런 인성적인 교육모식은 없을가요? 아직은 꽃샘추위에 만물이 기를 못 펴고있지만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으니 꽃이 필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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